고려아연 최대 실적 vs 영풍 적자 지속…적대적 M&A 명분 퇴색 위기
고려아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고려아연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 8328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2조 3754억 원 대비 61.4%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은 2711억 원을 기록하며 46.9% 상승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2조 3886억 원, 영업이익은 2727억 원으로 각각 43% 급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러한 고려아연 1분기 실적은 비철금속 제련 산업 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는 결과로, 전략 광물과 귀금속 사업 다각화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영풍은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 5718억 원, 영업손실 563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 상태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432억 원 대비 적자 규모가 30.3% 확대된 결과다. 별오 기준 영업손실은 5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101억 원 대비 5배 이상 불어났다. 영풍의 실적 부진은 아연괴 제련 부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와 환경 리스크로 인한 조업 정지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항목 | 고려아연 (연결 기준) | 영풍 (연결 기준) |
---|---|---|
매출 (억 원) | 38,328 | 5,718 |
영업이익/손실 (억 원) | 2,711 | -563 |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 | 61.4% | - |
전년 대비 영업이익/손실 변화 | 46.9% 증가 | 적자 규모 30.3% 확대 |
고려아연의 성공 비결 전략 광물과 귀금속 사업 다각화
고려아연의 호실적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기술 혁신에 힘입은 결과다. 세계 유일의 아연 연 동 통합공정을 운영하며, 아연과 연정광에서 극소량의 희소금속 12종을 추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인듐 등 전략 광물의 회수율을 20~30% 높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방산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와 반도체 기판 및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인듐의 1분기 판매 실적이 9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90억 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고려아연 별도 매출총이익의 20%를 차지하며 비철금속 제련 기업의 수익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금과 은 등 귀금속 부문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금 매출은 2024년 1분기 1548억 원에서 2025년 1분기 3581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은 매출은 5014억 원에서 7471억 원으로 49% 성장했다. 이러한 귀금속 매출 증가는 글로벌 시장의 가격 상승과 고려아연의 효율적인 생산 능력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희소금속 가격이 급등한 점도 고려아연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려아연은 환경 리스크 관리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을 보여왔다. 지속 가능한 제련 공정과 기술 혁신을 통해 환경 규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 이러한 성과를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영풍의 부진 구조적 문제와 경영 역량 논란
영풍의 1분기 실적 부진은 구조적 문제와 경영 전략의 한계에서 비롯됐다. 영풍은 아연괴 제련 부문 매출 비중이 84%에 달하며 특정 품목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이는 제련수수료(TC) 급락과 아연 가격 약세로 인해 실적 하방 압력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2025년 2월부터 4월까지 58일간 석포제련소가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 정지 처분을 받으며 매출과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영풍은 2000년대 들어 반도체 및 전자 부품 제조사들을 인수하며 신성장 동력을 모색했으나, 성과는 미미하다. 장세준 부회장이 이끄는 코리아써키트는 2025년 1분기 연결 매출 3546억 원, 영업손실 17억 원, 순손실 22억 원을 기록했다. 시그네틱스와 영풍전자 등 계열사 역시 순손실을 면치 못하며 영풍의 성장 동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영풍의 오너 중심 경영과 선제적 투자 부족이 체질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적대적 M&A 명분 퇴색 고려아연의 방어 논리 강화
영풍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추진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사상 최대 실적과 영풍의 지속적인 적자는 이 명분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미 효율적인 경영과 기술 혁신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주주들에게 강력한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반면, 영풍은 주력 사업의 부진과 환경 리스크로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9월 시작된 고려아연 인수전은 2025년 3월까지 이어지며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2025년 1월, 고려아연은 이사회 구성 제한과 누적 투표제 도입으로 방어 전략을 강화했다. 그러나 2025년 3월 10일, 법원이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투표권 제한이 불법이라고 판결하며 MBK 영풍 연합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은 2025년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경영 안정성과 주주 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방어 논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기술력과 시장 대응의 차이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 차이는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고려아연은 아연 연 동 통합공정을 통해 희소금속 추출 기술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중국의 수출 통제로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 광물의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반면, 영풍은 아연괴 중심의 단일화된 사업 구조로 인해 시장 변동성에 취약했고, 기술 혁신과 신사업 확장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 리스크 대응에서도 양사는 큰 차이를 보였다. 고려아연은 지속 가능한 공정과 환경 규제 준수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했으나, 영풍은 석포제련소 조업 정지와 같은 환경 문제로 생산 차질을 겪으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차이는 양사의 경영 역량과 전략적 우선순위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인수전의 향후 전망
고려아연과 영풍 MBK 연합 간의 인수전은 법적 공방과 주주 설득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의 2025년 1분기 호실적은 경영진의 방어 논리를 강화하며 주주들에게 인수가 불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반면, 영풍은 MBK와의 협력을 통해 자금력과 법적 우위를 확보하며 인수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영풍의 지속적인 적자와 경영 부진은 주주들의 신뢰를 얻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의 강력한 실적과 기술 경쟁력이 인수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이 전략 광물과 귀금속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주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영풍이 인수 명분을 유지하려면 주력 사업의 턴어라운드와 경영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철금속 산업의 미래와 고려아연의 역할
비철금속 제련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고려아연은 전략 광물과 귀금속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방산,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필수적인 안티모니와 인듐의 수요 증가가 고려아연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영풍은 이러한 산업 변화에 뒤처진 모습을 보이며,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구조 혁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아연과의 실적 격차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양사의 전략적 방향성과 경영 역량의 차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로 평가된다. 향후 인수전의 결과와 관계없이,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주요 인용 자료
댓글
댓글 쓰기